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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햇살이와 햇살맘과 함께 거제 칠천도에 있는 씨릉섬 출렁다리를 다녀왔습니다.
거제에는 바람의언덕, 매미성, 외도처럼 유명한 여행지가 많지만 최근에는 칠천도에서 바다를 건너 무인도까지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씨릉섬도 새로운 산책 명소로 많이 알려지고 있는데요.
출렁다리만 잠깐 건너보고 돌아오는 곳인 줄 알았더니 막상 안으로 들어가니 산책로와 대나무숲, 광장, 전망대까지 제법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저희의 목표도 처음에는 씨릉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집에는 어디 여행만 가면 발병하는 햇살이의 고질병이 하나 있습니다.
일명 '3보1안'.
세 발짝 걸으면 한 번씩 “안아줘~”를 외치는 무시무시한 병인데요. ㅎㅎ
결국 저희는 씨릉섬 출렁다리를 건너 거문고광장까지 둘러본 뒤 돌아왔습니다. 거문고광장 이후부터는 아래쪽으로 제법 경사가 있는 길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하는데, 돌아오는 길에 햇살이를 안고 올라올 자신이 없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방문하신다면 무조건 섬 전체를 완주하기보다는 아이의 체력에 따라 거문고광장까지만 다녀오는 짧은 코스로 이용해도 충분히 괜찮았습니다.
거제 씨릉섬 출렁다리는 어떤 곳?

씨릉섬 출렁다리는 거제시 하청면 칠천도 옥계마을과 바로 앞에 있는 무인도 씨릉섬을 연결하는 보행 전용 출렁다리입니다.
거제시가 2017년 해양수산부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에 선정된 뒤 씨릉섬 관광개발을 추진했고, 출렁다리와 섬 내부 산책로 정비가 끝나면서 2024년 7월부터 일반 방문객도 걸어서 섬에 들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장에 있는 표지판을 보면 출렁다리 총연장은 200m입니다. 보행자가 실제 이용하는 다리 폭은 약 2m 정도라 맞은편에서 사람이 와도 충분히 비켜갈 수 있습니다.
차량은 들어갈 수 없고 사람과 휠체어 등 보행자만 이용할 수 있는 다리입니다.
씨릉섬 출렁다리 한눈에 보기
✔ 위치 : 거제시 하청면 칠천도 옥계마을 일원
✔ 출렁다리 길이 : 약 200m
✔ 보행 폭 : 약 2m
✔ 차량 통행 : 불가
✔ 교통약자용 경사로 : 약 115m
✔ 씨릉섬 산책로 : 약 1,488m
✔ 섬 전체 산책 : 천천히 걸으면 약 1시간 전후
✔ 어린아이와는 거문고광장까지만 왕복하는 짧은 코스도 추천
계단 대신 빙글빙글 올라가는 경사로

출렁다리 입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다리보다도 빙글빙글 돌아 올라가는 커다란 경사로였습니다.
처음에는 전망대인가 싶었는데 출렁다리 높이까지 올라가기 위한 보행 경사로입니다.
계단을 이용하면 빠르게 올라갈 수 있고, 한쪽에는 휠체어나 교통약자도 이용할 수 있도록 길이 약 115m의 완만한 경사로가 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아이와 방문할 때도 이 경사로가 상당히 편합니다. 시작부터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했다면 햇살이의 3보1안이 여기서 바로 발병했을지도 모르겠네요.
빙글빙글 돌아가며 높이가 올라가기 때문에 걸으면서 출렁다리와 바다를 여러 각도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도 좋았습니다. 사진 찍기에도 계단보다는 이쪽이 훨씬 재미있는 구도가 나옵니다.
200m 바다 위를 걸어 씨릉섬으로
경사로를 올라가면 드디어 씨릉섬까지 이어지는 출렁다리가 시작됩니다.
사진으로 볼 때는 평평해 보이지만 실제로 걸어보면 중앙부가 살짝 내려갔다 다시 올라가는 현수교 형태라 생각보다 출렁다리다운 느낌이 납니다.
엄청 무서울 정도로 흔들리는 다리는 아니지만 사람들이 동시에 걷거나 바람이 불면 발밑으로 은근하게 진동이 전달됩니다.
햇살이는 그런 흔들림도 재미있는지 뛰어가는데, 저는 괜히 “뛰지 마! 천천히 가!”만 외치게 되더군요.
다리 양쪽이 탁 트여 있어 걷는 동안에는 칠천도 주변의 잔잔한 바다와 산 능선을 계속 바라볼 수 있습니다. 바다를 건너 섬으로 걸어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아이에게도 꽤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씨릉섬 출렁다리 사진은 망원으로

첨부한 사진처럼 출렁다리 한가운데서 인물사진을 찍으면 다리의 세로 케이블이 자연스럽게 양쪽에서 모여들어 원근감이 상당히 잘 살아납니다.
스마트폰에 3배~4배 정도 망원렌즈가 있다면 촬영자는 조금 뒤로 물러난 뒤 인물을 가운데 두고 찍어보세요. 출렁다리의 길이가 훨씬 길어 보이고 배경 압축 효과까지 더해져 꽤 괜찮은 여행사진을 남길 수 있습니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진짜 씨릉섬 여행 시작

200m 출렁다리를 건너면 씨릉섬 안내도가 나옵니다.
여기서 그냥 다시 돌아가시는 분들도 있지만 사실 씨릉섬 여행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안내도를 보면 섬 안에는 거문고광장, 큰북광장, 초록바람쉼터, 달빛마루 전망대, 오색숲길, 물빛광장, 대나무숲 등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전체 산책로 길이는 약 1,488m입니다. 숫자만 보면 그리 길지 않은데 평지 산책로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아이를 데리고 섬 전체를 돌아볼 생각이라면 체력을 조금 생각해야 합니다.
왜 이름이 '씨릉섬'일까?
씨릉섬에는 이름만큼 재미있는 옛이야기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옛날 옥황상제의 딸이 하늘에서 죄를 지어 칠천도로 내려오게 되었고, 사람들은 그녀를 옥녀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옥녀는 다시 하늘나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날마다 거문고를 타고 노래를 불렀는데요.
거문고 소리가 들릴 때마다 섬도 흥겨워 “씨릉~ 씨릉~” 소리를 냈다고 하여 씨릉섬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섬 안에 거문고광장과 큰북광장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이 설화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숲 사이로 보이는 칠천도 바다

출렁다리에서 조금만 안쪽으로 이동하면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이 나오는데요.
높은 산 정상에서 보는 시원한 바다 전망과는 조금 다릅니다. 씨릉섬은 바다와 높이 차이가 크지 않아 잔잔한 만과 주변 산, 양식장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저희가 방문한 날은 구름이 많았는데 오히려 짙은 산색과 바다가 잘 어울렸습니다. 날이 맑다면 파란 하늘과 바다를 함께 담기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는 사람을 가운데 세우고 뒤쪽 바다와 산을 함께 담아주면 사진이 예쁘게 나옵니다.
인공적인 전망대보다 자연스럽게 바다를 배경으로 찍을 수 있어 개인적으로는 씨릉섬에서 마음에 들었던 사진 포인트 중 하나였습니다.
우리 가족의 목적지, 거문고광장

저희 가족이 이번 씨릉섬 여행에서 가장 안쪽까지 들어간 곳은 거문고광장입니다.
거문고광장은 씨릉섬 이름의 유래가 된 옥녀의 이야기를 테마로 만든 공간입니다.
현장 안내판에는 이곳을 ‘옥녀의 노래가 머무는 곳’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옥녀가 칠천도에서 지내며 날마다 거문고를 타고 노래를 불렀다는 설화를 기억하기 위해 만든 광장이라고 하는데요.
그 이야기를 알고 주변을 둘러보니 단순히 나무와 벤치만 있는 휴게공간보다는 씨릉섬 전체의 이야기를 이어주는 장소처럼 느껴졌습니다.
생각보다 예쁘게 꾸며진 정원

거문고광장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정원 조성이 꽤 잘 되어 있었습니다.
키가 낮은 초화류와 침엽수, 잔디류를 섞어 심어두고 중간중간 벤치를 배치해 산책하다 쉬어가기 좋습니다.
울창한 자연숲에서 갑자기 작은 정원을 만나는 느낌이라 분위기도 조금 달라집니다.
벤치도 여러 개 마련되어 있어 햇살이와 햇살맘도 잠시 쉬었습니다.
사진 찍어준다고 둘이 예쁘게 앉아 있으라고 했더니 처음에는 제법 말을 잘 듣더군요.
하지만 오래 갈 리가 없죠.
잠시 후 햇살이는 햇살맘 무릎 위에 드러눕고 난리가 났습니다. ㅎㅎ
딱 이쯤에서부터 3보1안 초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거문고광장에서 과감하게 돌아선 이유
원래 계획대로라면 거문고광장을 지나 큰북광장, 초록바람쉼터, 달빛마루 전망대 쪽까지 더 둘러볼 생각이었습니다.
다른 방문 후기를 보면 씨릉섬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면 소나무숲 사이를 걷는 구간과 초록바람쉼터, 큰북광장, 몽돌해변 방향, 그리고 여러 층으로 만들어진 달빛마루 전망대까지 이어집니다.
특히 초록바람쉼터 주변은 숲이 울창하고, 달빛마루 전망대에서는 칠천도와 주변 산세를 내려다볼 수 있어 섬 전체를 돌아보는 분들이 많이 찾는 구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저희가 거문고광장 이후 길을 살펴보니 한참 아래로 내려가는 경사진 구간이 보였습니다.
내려가는 건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다시 올라오는 겁니다.
3보1안 햇살이를 안고 저 경사를 다시 올라올 생각을 하니 답이 바로 나오더군요.
“오늘은 여기까지!”
여행은 완주가 목표가 아니잖아요. 괜히 욕심냈다가 돌아오는 길에 부모 둘 다 녹초가 되는 것보다는 아이와 즐겁게 다녀온 기억을 남기는 게 낫습니다.
아이와 방문한다면 이렇게 생각하세요
짧은 코스 : 출렁다리 → 씨릉섬 입구 → 거문고광장 → 원점회귀
긴 코스 : 씨릉섬 내부 산책로와 큰북광장·초록바람쉼터·달빛마루 전망대까지 한 바퀴
유아와 함께라면 아이 컨디션을 보고 거문고광장에서 돌아오는 것도 충분합니다.
돌아가는 길에는 대나무숲 포토존

거문고광장에서 돌아오는 길에는 대나무가 빽빽하게 자란 구간도 만날 수 있습니다.
씨릉섬은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았던 무인도라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인공적인 관광지보다는 숲 그대로의 분위기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 대나무 사이로 햇빛이 들어오는 시간에는 꽤 분위기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첨부한 사진처럼 망원으로 조금 멀리서 촬영하면 대나무가 앞뒤로 겹쳐 보이면서 숲이 훨씬 깊어 보입니다.
거제 맹종죽테마파크처럼 대규모 대나무숲은 아니지만 씨릉섬 산책 중 예상하지 못하게 만나는 작은 포토존 정도로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결국 시작된 햇살이의 3보1안
그리고 예상했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돌아오는 출렁다리에서 결국 햇살이는 걷기를 포기했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햇살맘 등에 아주 편안하게 붙어서 이동 중입니다.
거문고광장에서 더 안쪽까지 갔으면 초록바람쉼터고 달빛마루고 볼 여유도 없이 햇살이 업고 등산만 하다 왔을 것 같네요.
역시 부모의 선택은 옳았습니다. ㅋㅋ
출렁다리는 아래에서도 사진이 좋습니다

다리를 건너서 끝이라고 바로 차로 가지 마시고 아래쪽 해안 산책로에서도 한 번 돌아보세요.
위에서 걸을 때와 달리 아래쪽에서는 출렁다리 전체 형태가 잘 보입니다.
하얀 주탑과 케이블, 갈색 데크 산책로가 바다와 함께 들어와 씨릉섬 출렁다리를 가장 잘 보여주는 구도 중 하나입니다.
입구 쪽으로 조금 떨어지면 출렁다리와 나선형 경사로를 한 화면에 담을 수 있습니다.
15mm 정도 초광각으로 찍으니 사진처럼 전체 구조물이 시원하게 들어옵니다. 출렁다리 여행 인증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오히려 다리 위보다 이 위치가 더 좋을 수 있습니다.
씨릉섬 전체를 걷는다면 만나는 곳
저희는 거문고광장에서 돌아왔지만 아이 없이 산책을 목적으로 방문하신다면 섬 전체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씨릉섬 전체 산책로는 약 1.5km 정도이며 대부분 숲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다른 방문자들의 후기를 살펴보면 거문고광장을 지나 큰북광장과 몽돌해변 방향으로 내려갈 수 있고, 소나무가 우거진 초록바람쉼터를 지나 다시 큰북광장 쪽으로 연결됩니다.
또 높은 곳에는 달빛마루 전망대가 있어 칠천도와 옥녀봉 방향의 산세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오색숲길과 물빛광장, 맨발산책로 등도 연결되어 있어 제대로 걸으면 단순한 출렁다리 관광이 아니라 짧은 섬 트레킹에 가깝습니다.
성인끼리라면 섬 전체를 돌아보는 것을 추천하고, 저희처럼 어린아이를 데리고 방문한다면 아이의 체력에 맞춰 적당한 곳에서 돌아오는 방식이 좋겠습니다.
아이와 씨릉섬 방문할 때 알아둘 팁
직접 다녀와서 느낀 씨릉섬 여행 팁
✔ 출렁다리만 왕복해도 아이에게는 충분히 재미있는 경험
✔ 5~6세 아이와는 거문고광장까지 왕복하는 코스도 괜찮음
✔ 섬 전체를 돌려면 약 1시간 정도 예상
✔ 거문고광장 이후에는 경사가 있는 구간이 있어 유아 동반 시 체력 고려
✔ 숲길이 있으므로 샌들보다는 운동화 추천
✔ 여름에는 물과 모기기피제 준비
✔ 출렁다리는 바람이 강한 날 체감 흔들림이 커질 수 있음
✔ 아이가 뛰지 않도록 주의
✔ 화장실은 섬 깊숙한 곳으로 가기 전에 미리 이용하는 것이 편함
✔ 주말에는 출렁다리 주변 주차 공간이 부족할 수 있음
✔ 칠천량해전공원과 함께 코스를 묶으면 하루 일정 짜기 좋음
유모차는 어디까지?
출렁다리 입구는 교통약자용 경사로가 잘 만들어져 있어 유모차나 휠체어로 접근하기 좋은 편입니다.
다만 씨릉섬 안쪽 전체가 평평한 데크길로만 연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숲길과 경사구간이 있기 때문에 유모차를 가지고 섬 전체를 한 바퀴 도는 것보다는 출렁다리와 입구 주변을 중심으로 둘러보는 방법이 더 편할 수 있습니다.
주차는 여유 있게 생각하세요
씨릉섬 출렁다리가 생긴 뒤 방문객은 많아졌지만 주변 주차공간은 넉넉한 편이 아닙니다.
특히 주말이나 휴가철에는 출렁다리 바로 앞에만 주차하려고 하기보다 인근 칠천량해전공원 주차장까지 함께 생각하고 이동하는 편이 좋습니다.
칠천량해전공원과 씨릉섬, 옥계마을을 함께 둘러보면 단순히 출렁다리 하나만 보고 돌아오는 것보다 여행 코스도 훨씬 풍성해집니다.
마무리 후기
거제 씨릉섬은 출렁다리 하나만 보고 가기에는 조금 아까운 곳이었습니다.
200m 출렁다리를 건너는 재미도 있지만 그 너머에는 대나무숲과 바다 전망, 옥녀 설화가 담긴 거문고광장까지 이어져 있어 아이와 가볍게 산책하기 좋았습니다.
저희는 3보1안 햇살이 덕분에 거문고광장에서 과감하게 돌아섰지만 오히려 아이와 함께라면 이 정도 코스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끝까지 다 돌아보겠다고 욕심냈다면 결국 내려간 만큼 다시 올라오면서 햇살이를 안고 등산하는 참사가 벌어졌을 테니까요. ㅎㅎ
다음에는 햇살이가 조금 더 커서 ‘3보1안’이 ‘30보1안’ 정도로 완치되면 초록바람쉼터와 달빛마루 전망대까지 한 바퀴 돌아봐야겠습니다.
거제 칠천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거나 아이와 함께 너무 힘들지 않은 바다 산책코스를 찾으신다면 씨릉섬 출렁다리와 거문고광장까지 한번 걸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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