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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여행 3일차는 아침부터 정말 바빴습니다. 이날의 메인은 분명 체르마트 고르너그라트였는데, 하루가 길다 보니 오전에는 마테호른을 보고, 오후에는 블라우제 호수, 저녁에는 인터라켄 하더쿨룸 전망대까지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봐도 이 날 일정은 스위스다운 풍경이 가장 많이 담긴 하루였습니다.
특히 고르너그라트는 사진으로만 보던 마테호른을 직접 보는 순간이 강하게 남았고, 블라우제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작은 대신 물빛이 인상적이었고, 하더쿨룸은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딱 좋은 전망대였습니다. 하루 안에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곳 세 군데를 본 셈이라, 피곤하긴 했지만 만족감은 확실히 컸습니다.

이날 일정은 이렇게 움직였습니다
- 체르마트 이동
- 고르너그라트 산악열차 탑승
- 마테호른과 고르너 빙하 감상
- 체르마트 하산 후 이동
- 블라우제 호수 방문
- 인터라켄 복귀
- 하더쿨룸 전망대에서 저녁 풍경 감상
글로만 보면 빡빡해 보이는데, 실제로는 오전·오후·저녁의 풍경이 계속 바뀌어서 하루가 길게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스위스에 왔구나” 싶은 장면들이 계속 이어져서 이동 자체도 여행처럼 느껴졌습니다.
체르마트 고르너그라트는 왜 많이 가는지 바로 알겠더군요.
고르너그라트는 체르마트에서 산악열차를 타고 올라가는 전망 포인트인데, 스위스에서 마테호른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거의 빠지지 않는 코스입니다. 흔히 영화나 광고에서 보던 그 뾰족한 산을 실제로 보게 되는 곳이라 기대를 많이 하고 갔는데, 실제로 열차가 출발하자마자 마테호른이 슬쩍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고르너그라트 가는 방법
체르마트 기차역에 내려 밖으로 나오면 길 건너편에 바로 고르너그라트 산악열차역이 있습니다. 걸어서 1분 정도 거리라 길 찾는 데는 전혀 부담이 없었습니다. 역 안에는 무인발권기와 유인 매표소가 둘 다 있었는데, 저희처럼 라면 쿠폰이 있는 경우라면 무조건 유인 발권으로 가셔야 합니다.
- SBB 앱에서 Zermatt 검색 후 이동
- 체르마트역 앞 고르너그라트 산악열차역 이용
- 매표소 또는 발권기에서 티켓 구매
스위스패스와 라면쿠폰은 꼭 같이 보여주셔야 합니다.
이날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라면 어떻게 받았어요?”였습니다. 이유가 있더군요. 라면쿠폰은 유인 매표소에서 티켓 발권할 때 같이 제시해야 티켓에 'Noodle Soup' 문구가 찍힙니다. 이 문구가 있어야 정상에서 신라면과 뜨거운 물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무인발권기로 끊거나, 유인창구에서도 쿠폰을 안 내면 그냥 일반 티켓이라 정상에서 라면을 못 받습니다.

저희는 스위스패스와 라면쿠폰을 같이 보여드렸고, 2인 기준 126프랑 결제했습니다. 스위스패스 할인이 들어간 가격이었고, 금액 자체는 꽤 세게 느껴졌지만 막상 올라가 보니 왜 다들 가는지 이해는 되더군요.
고르너그라트 산악열차 탈 때는 자리도 중요했습니다.
고르너그라트는 빨간 산악열차를 타고 약 1시간 정도 올라가는데, 이때 어디에 앉느냐에 따라 올라가는 동안 보이는 풍경이 꽤 달라집니다. 직접 타보니 기차 진행 방향 기준 오른편이 확실히 좋았습니다. 실제로 타자마자 마테호른이 보이는 방향이 그쪽이었고, 반대편에 앉으면 중요한 장면을 놓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다릴 때 기준으로 보면 열차는 오른쪽 방향으로 움직이니, 처음 탑승하실 때 첫 번째 열 기준 오른편 자리를 먼저 보는 편이 좋습니다. 아주 사소한 팁 같지만, 올라가는 1시간 내내 기분이 달라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
정상에 도착하면 마테호른과 고르너 빙하가 한 번에 보입니다.
산악열차는 중간에 몇 번 정차를 하고, 마지막에 해발 3,089m 고르너그라트 정상에 도착합니다. 정상에 서면 가장 먼저 시선이 가는 건 역시 마테호른입니다. 사진으로 익숙한 산인데도 직접 보면 훨씬 존재감이 강했고, 뒤쪽을 돌아보면 빙하 쪽 풍경도 함께 펼쳐져서 “정상까지 올라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오른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흰 눈길 쪽이 고르너 빙하인데, 마테호른만 보고 끝나는 곳이 아니라 주변 산세와 빙하까지 같이 보는 맛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산 하나 보는 전망대”라고 생각하고 가면 실제 풍경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호수에 비친 마테호른을 보려면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정상으로 올라가는 동안 마지막 종착역 바로 전 정차역 근처에 작은 호수가 보이는데, 날씨와 계절이 맞으면 마테호른이 호수에 비친 장면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저희가 갔던 6월에는 호수에 얼음이 남아 있어서, 기대했던 반영 사진은 보지 못했습니다. 대신 상태가 좋으면 정상에서 경치를 보고 걸어서 내려온 뒤 다시 근처 정류장에서 기차를 타는 방식도 괜찮아 보였습니다.

정상에서 먹은 신라면도 꽤 기억에 남습니다.
정상 건물 안 기념품숍에서 티켓을 보여주면, 티켓에 Noodle Soup 문구가 있을 때만 라면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저희도 티켓을 보여드리고 신라면과 뜨거운 물을 받았는데, 고도가 있는 곳에서 먹는 뜨거운 라면이라 그런지 이상하게 더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주위 한국인 여행객들도 관심을 많이 보였는데, 실제로 티켓에 문구가 없어서 못 받는 분들도 있더군요.

쿠폰 없이 현장에서 사 먹는 경우 가격이 꽤 비싼 편이라, 쿠폰이 있다면 꼭 처음 발권할 때 챙기시는 게 좋겠습니다.
고르너그라트에서 내려와 블라우제 호수로 갔습니다.
오전에 눈 덮인 마테호른을 보고 나니, 오후에는 완전히 다른 풍경을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택한 곳이 블라우제 호수였습니다. 보통 흐린 날 차선책처럼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곳도 맑은 날 가야 물빛이 더 살아나는 곳이라고 느꼈습니다. 저희도 일부러 쨍한 날 움직였고, 결과적으로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블라우제 호수 가는 방법
블라우제는 Frutigen역 앞에서 230번 버스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여기서 헷갈리면 안 되는 게, 아델보덴 방향과 칸더슈텍 방향이 반대라는 점입니다. 블라우제로 가려면 길을 건너지 않고 역 앞에서 바로 칸더슈텍 방향 230번을 타야 했습니다. 반대편에서 타면 아델보덴 쪽으로 가게 됩니다.
- SBB 앱에서 Blausee BE 검색
- Frutigen역 앞 230번 버스 탑승
- 칸더슈텍 방향 버스 이용
- 약 20분 정도 이동 후 도착
입장료와 규모
블라우제는 스위스패스 할인이 되지 않았고, 2인 입장료 26프랑이었습니다. 금액만 보면 잠깐 망설여질 수 있는데, 실제로 들어가 보면 아주 오래 머무는 곳이라기보다 짧게 걷고, 물빛을 보고, 사진을 남기고 오는 곳에 가깝습니다. 한 바퀴 도는 데도 대략 20분 정도면 충분했습니다.


직접 가보니 가장 좋았던 건 역시 색이었습니다.
블라우제는 규모로 압도하는 호수가 아니라, 색으로 기억에 남는 곳이었습니다. 물색이 정말 예쁘고, 주변 숲과 함께 보면 사진이 잘 나오는 포인트가 많았습니다. 워낙 유명한 사진 명당이 있다 보니 줄 서서 찍는 분들도 있었는데, 솔직히 그 자리 말고도 주변에 괜찮은 각도가 꽤 많았습니다. 너무 한 곳만 고집할 필요는 없겠더군요.
그리고 물속에 고기가 정말 많았습니다. 물빛만 예쁜 게 아니라, 물이 맑아서 안쪽까지 훤히 보이니 작은 호수인데도 계속 바라보게 되는 힘이 있었습니다.
저녁에는 인터라켄 하더쿨룸으로 마무리했습니다.
하루 일정이 생각보다 빨리 끝났는데, 스위스의 해는 늦게 지니 숙소로 바로 들어가기엔 아쉽더군요. 그래서 인터라켄으로 돌아와 하더쿨룸 전망대까지 들렀습니다. 숙소에서 멀지 않았고, 짧게 올라가서 저녁 풍경 보기 좋은 곳이라 마지막 일정으로 딱 맞았습니다.
하더쿨룸 가는 방법
하더쿨룸은 인터라켄 동역에서 서역 방향으로 2~3분 정도 걷다가 오른쪽 다리를 건너면 바로 푸니쿨라 매표소가 나옵니다. 하더반이라는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가는데, 소요 시간은 약 10분 정도였습니다. 동선이 짧아서 저녁에 잠깐 다녀오기에도 괜찮았습니다.
요금과 줄 서는 방식
하더쿨룸 푸니쿨라는 당시 기준 왕복 40프랑, 편도 20프랑이었고, 스위스패스 소지자는 50% 할인이 적용됐습니다. 저희도 할인 받아 2인 왕복 40프랑에 이용했습니다. 다만 현장 줄이 조금 헷갈릴 수 있는데, 계단을 기준으로 왼쪽은 예약자 줄, 오른쪽은 매표소 줄이었습니다. QR 예약이 있어도 모바일 화면 그대로는 안 되고, 티켓으로 교환 후 바코드로 들어가는 경우가 있으니 이 부분은 헷갈리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저녁 시간대는 사람이 정말 많았습니다.
저희는 마지막 내려오는 시간보다 30분 정도 여유 있게 갔는데도 줄이 꽤 길었습니다. 인터라켄 숙소들이 몰려 있는 위치라 그런지, 낮 일정을 마친 사람들이 저녁에 몰리는 분위기였습니다. 오히려 한산하게 보고 싶다면 오전이나 낮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망대는 크지 않지만 사진은 잘 나왔습니다.
정상에 올라가면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한쪽은 맥주나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식당, 다른 한쪽은 인터라켄을 내려다보는 전망대입니다. 전망대는 끝이 뾰족하게 생겨 있어서 한 팀씩만 자연스럽게 들어가 사진을 찍게 되는데, 그래서 오히려 사진 찍기는 더 편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프레임에 덜 들어오니 배경이 깔끔하게 나왔습니다.


전망대 옆 식당은 저희가 갔을 때 이미 만석이라, 먼저 전망대부터 다녀오고 나중에 빈자리가 나서 잠깐 앉아 맥주와 주스를 마셨습니다. 식당에는 악단이 와서 연주도 하고 있었는데, 나중에는 전망대 위쪽까지 올라와 스위스 민속 음악을 연주해주는 장면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분위기 덕분인지, 저희 와이프도 스위스 다녀온 뒤 의외로 괜찮았던 곳 중 하나로 하더쿨룸을 꼽았습니다.
사실 하더쿨룸은 일정엔 없었지만 여행전 봤던 예능프로그램인 탠트밖은 유럽 1편에서 유해진씨가 갔던 곳이 기억나 즉흥적으로 따라간 곳인데 의외로 좋았네요.
하더쿨룸 셀피 드론
하루에 세 곳을 다녀오고 나니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이 날은 오전, 오후, 저녁이 완전히 다른 색으로 남았습니다. 고르너그라트에서는 눈 덮인 산과 빙하가 기억에 남았고, 블라우제 호수에서는 물빛이 남았고, 하더쿨룸에서는 하루 끝의 인터라켄 풍경이 남았습니다.
체력적으로는 분명 쉬운 날은 아니었지만, 스위스에서 하루를 꽉 채워 쓰고 싶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조합이었습니다. 특히 날씨가 좋은 날이라면 오전엔 산, 오후엔 호수, 저녁엔 전망대라는 흐름이 정말 잘 어울립니다.
이런 분들께 특히 잘 맞는 코스입니다.
- 마테호른을 꼭 보고 싶은 분
- 스위스패스를 활용해 알찬 하루를 보내고 싶은 분
- 산, 호수, 전망대를 하루에 다 묶어보고 싶은 분
- 스위스에서 사진 남길 포인트를 많이 찾는 분
- 인터라켄 숙소 기준 저녁 일정까지 고민하는 분
한 번에 정리하면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 장소 | 핵심 포인트 | 기억할 점 |
|---|---|---|
| 고르너그라트 | 마테호른, 고르너 빙하, 산악열차 | 유인발권 + 라면쿠폰 제시, 오른편 좌석 추천 |
| 블라우제 호수 | 에메랄드빛 호수, 짧은 산책, 사진 | 스위스패스 할인 없음, 맑은 날 더 예쁨 |
| 하더쿨룸 | 인터라켄 전망, 푸니쿨라, 저녁 풍경 | 저녁엔 혼잡, 줄 구분 주의 |
마무리
스위스 여행 중 “딱 하루만 정말 스위스다운 장면을 몰아서 본 날”을 꼽으라면 저는 이 날을 먼저 떠올릴 것 같습니다. 마테호른을 봤고, 호수를 봤고, 인터라켄 위에서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하나만 골라야 했다면 아마 고르너그라트를 갔겠지만, 세 곳을 이어서 다녀왔기에 더 오래 기억에 남는 하루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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